세계최대 자유통상무역 지대가 아시아에 생겨난다

세계최대 자유통상무역 지대가 아시아에 생겨난다1)

페르난도 데 라 이글레시아 비구이리스티, S.J.
노우재 신부

  9년 동안 총 31회의 협상을 거친 역사적 협정이 체결되었다. 지난 11월15일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통상무역 지대가 설정된 것이다. 하노이에서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이하 RCEP)이 최종 서명되어, 중국, 일본,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그리고 동남아시아 국가연합 10개국이2) 자국 생산품에 대한 공동 시장을 구축하게 되었다. 이들의 경제권은 세계경제 총생산의 30%를 차지하고, 20억 명에 이르는 시장을 형성한다. 세계 어디서도 이와 유사한 발전의 잠재력을 찾아볼 수 없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현재 세계 총생산의 3분의 1을 망라하는 규모이다.

  2022년 1월, 이 협정이 발동할 가까운 미래, 이들 22억 명의 생산자와 소비자들이 창출하고 교역할 재화와 서비스는 관세가 면제된다. 만일 자국 산업과 농업 분야를 보호하기 위해 협상에서 탈퇴한 인도가 참여한다면, 14억 명이 추가적으로 이 협정을 따를 것이다. 협상국들은 여전히 문을 열어놓고 있기에, 인도 편에서 입장을 바꿔 통상 블록에 가입하면 언제든 환영 받을 것이다.

  협정의 사회 경제적 맥락

  세계경제의 현실과 전망에 악영향을 끼친 코로나19의 제2차 대유행 한가운데, 아시아 각국의 동시적인 국경 개방을 통해 자유무역 지대가 탄생했다. 2020년 세계경제의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를 국제통화기금(IMF) 편에서 예견한 직후였다.

  새로운 RCEP 가입국 지도자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이 통상협정이 침체기에 처한 각국 경제에 경기부양책이 되어,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건강과 경제를 회복하도록 충분히 기여하고, 현재 약화된 역동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머지않은 1월20일부터 백악관에는 새로운 당선인, 민주당의 죠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인데, 전임 도널드 트럼프의 공화당 행정부에 비해 이들 국가들과 맺는 경제관계의 이해방식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이루어지리라 기대된다. 바이든의 국제정치 역시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는 미국의 중요한 역할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 협정은 유럽연합이나 미국, 멕시코, 캐나다의 협약과 같은 수준의 통합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CPTPP)3)이나 유럽연합과는 달리, 노동과 환경에 관한 통일된 규정을 확정하지도 않았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주도한 협정

  이 협정으로 중국은 아시아 안에서 자신의 독보적 위치를 부각시켰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신화 국영통신사 편에서 지난 11월15일에 배포한 공보문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다.4) 여기서 리커창 총리는 RCEP 협정이 복수주의와 자유무역의 승리이며 현재 운용되는 가장 포괄적인 협약이라 하면서 만족감을 표했다.

  또한 그는 먹구름을 가로지르는 희망의 빛이라고 RCEP을 시적으로 표현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위기에 봉착한 국가들은 이 협정을 통해 충돌이 아닌 연대와 협력을 선택하는 방법을 찾았고, 또, 인접국을 빈곤에 빠뜨리거나 방관하는 대신 협력의 정신으로 상호 협력하는 방식을 알게 되었다. 동아시아 국가들은 공동의 번영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같은 날,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언론인들에게, 이 무역협정은 동아시아 지역경제의 통합을 위한 거대한 변혁을 알려주는 신호라고 밝혔다. 20조항에 걸친 협정문은 무역과 전자상거래, 지적재산권을 활성화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고 했다.

  RCEP의 체결로 말미암아 의심할 여지없이 중국은 새로운 발전모델을 더욱 용이하게 구축하여, 국내시장의 성장을 한층 촉진하고 해외시장을 아울러 활성화할 것이다. RCEP 참여국들은 거대 중국의 경제적 통상적 핵심 동반자가 되었다. 분명히 알아야 할 바다.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통계를 보면 중국과 기타 RCEP 국가들의 총무역량은 약 1조550억 달러이며, 중국 해외 총무역량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왕셔우원은 이를 확언하며, RCEP 협정이 중국의 수출시장을 확대하고, 국내 소비재를 수입품으로 채우며, 산업사슬과 지역분배사슬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협정이 해외무역과 투자를 안정시키고, 중국의 새로운 쌍순환 경제발전 모델, 곧 기술혁신을 통해 내수시장을 확장하고, 반지구화 및 미국과 무역 마찰로 발생한 침체위기에서 국가경제를 회복하고 보호하는 전략을 효과적으로 유지시켜 준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이 두 초강대국은 상대의 수출상품에 수백억 달러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며 대립했지만, 아시아권의 무역과 투자는 지난 십년 간 눈에 띄게 증가했다. 무역협정의 승인은 중국의 리더십과 미국의 대아시아 영향력 감소를 분명히 알려준다고 베이징 국영 통신사는 만족감을 드러내며 언급했다.5)

  예상 결과: 중국에만 유리한가?

  RCEP의 관세감축으로 말미암아 엄청난 규모의 무역혜택이 생겨날 것이다. 향후 20년간 RCEP은 회원국 사이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90%까지 축소하고, 전자상거래, 무역, 지적재산권에 관한 공동규정을 확립할 것이다. 일본은 중국에 대한 자국 수출상품, 특히 식료품, 화장품, 전자제품, 자동차 부품 등의 관세가 86% 신속히 감소할 것이라 기대한다.

  무역혜택은 획일적인 방식으로 생겨나지 않는다. 협정 미체결국 가운데 미국과 유럽은 많은 것을 잃을 것이다. 인도의 경우는 유심히 살펴볼 만하다. 중국이 가장 큰 혜택을 얻겠지만, 가장 위대한 승리자라고 할 수는 없다. 역내 통상협정에 가입한 다른 국가들도 많은 혜택을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6)

  중국은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이 수출장벽을 낮추면서 혜택을 받을 것이다 (전자상거래 경우도 마찬가지다). ASEAN에 비해서는 생산을 낮추고 동북아로부터는 투자를 유치하면서, 중국은 ASEAN 및 한국과 일본에서 자국의 가치사슬을 더욱 용이하게 구축할 것이다. 사실 ASEAN 국가들은 이들 지역에서 해외직접투자(Ide)의 상당량을 유치했는데, 중국에 대한 그들의 투자 총량보다 규모가 컸다. ASEAN 등의 지역에서 높은 투자 증가는 중국의 임금상승에 원인이 있지만, 동시에 다양화를 모색하고, 초강대국 중국에 과도하게 집중된 가치사슬에 너무 의존하지 않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 덕분에 ASEAN 내에서 일본과 한국의 무역통합이 증진되었고, 특히 중간재 관련해서 그러했다. 전반적으로 ASEAN은 생산력이 증가될 것이다. 그러나 관건은 여전히 중국에 있다고 하겠다. 중국 상무부 장관은 한 연구조사에서, 협정문에 규정된 조건을 준수하면 중국인 노동 공급자들은 베트남 노동자들에게 경쟁력을 빼앗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에 따르면, 고부가가치상품 가운데 중국산 소비재와 전자 브랜드는 새로운 관세정책으로 가격이 하락할 일본과 한국 제품에 비해 경쟁력을 잃을 것이다. 또한, 중국 농민들은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의 농산품이 자국 지역시장에 유입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베이징 편에서 관세감축, 시장개방, 지적재산권 보호에 관련하여 합의된 바를 이행할 의지가 있는지, 벌써부터 의심이 생기기도 했다. 협정체결 당일,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은 중국과 협상에서 규제와 규정 체계를 확립하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논설에 따르면, 일본 대표단은 세계무역기구 규정 가운데 베이징 편에서 준수하지 않은 적지 않은 사례를 거론하면서, RCEP 위반 국가에게는 무거운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경제는 관세감축을 위해 중국과 처음으로 쌍무적인 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이 협정으로 말미암아 한국 경제와 함께 막대한 이익을 거둘 것이다. 대륙의 영원한 경쟁자에게 2년 전부터 무역흑자를 거두지 못한 일본에게 의미심장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어려움들이 놓여있긴 하지만, 코로나19와 대미 무역 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중국 수출기업들은 RCEP 덕분에 다시금 활력을 얻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게 되었다. 종합적으로 말해보면, RCEP에 가입한 강대국 중국은 자신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협정을 실제적으로 준수하면서, 자신의 국제적 이미지를 쇄신할 기회를 얻었다고 하겠다. 이에 더해 아프리카와 브라질, 인도네시아의 원자재 수출기업들도 주문량의 증가로 호황을 누릴 것이다.

  코너에 남은 인도 경제

  인도는 2019년 11월 RCEP 협상에서 탈퇴했다. 6년간의 총31차례 협상회담 가운데 28회 참석한 후 내린 결정이었다. 작년 방콕에서 발표된 ASEAN 정상들의 공동합의문에서 인도 정부는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철회를 선언한 것이었다.

  뉴델리의 결정은 그 주된 원인이 두려움에 있었다. RCEP에 가입하면 인도의 생산자들은 엄청난 물량으로 유입될 저가의 수입상품들, 특히 중국제품과 경쟁해야 한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인도 지도층은 이들 상품의 유입으로 인해서 수많은 기업들과 산업체, 지역 일자리에 큰 위기가 닥친다고 예상했다. 수천만 명의 일자리를 제공한 인도의 면직, 농업, 낙농업 분야가 중국 및 다른 RCEP 체결 국가들로부터 수입될 상품에 의해 큰 타격을 입을 텐데, 이 협정에 서명하면 인도의 경제활동을 현재까지 지탱해준 관세의 수준을 계속 낮추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7)

  사실 중국은 인도에 대해 벌써부터 거대한 무역흑자를 거두고 있다. 인도의 공식통계에 따르면, 2020년의 무역흑자는 486억 달러에 달한다. 인도에서 확산중인 중국혐오증은 최근 히말라야 국경에서 발생한 쌍방의 군사충돌로 더욱 심화되었는데, 그 후 총무역량이 7% 하락했다.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감소 수치이다. 종합적으로 말해 본다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자유무역협정에 인도가 불참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중국에 대한 지속적인 불신감이었다. 이 결정으로 과연 어떤 결과가 생겨날 것인가?

  몇몇 분석가들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이 협정을 거부하면서 인도는 미래의 경제성장과 빈곤 감소, 생활수준 향상에 큰 차질이 생길 심각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8) 다섯 가지 근거가 있다.

  1) 모디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는 유사점이 매우 많다. 트럼프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탈퇴했듯 모디는 RCEP 협상장을 떠났다. 어려운 결정을 내리는 강한 남성의 이미지를 남기면서 말이다. 최근의 이커너믹 타임스The Economic Times 인터뷰에서 모디는 이렇게 말했다. RCEP의 경우, 인도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끝까지 협상하고자 했다. 우리는 정당한 무역활동과 투명성을 위한 평등한 조건을 강조했다. 우리는 비관세 장벽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고, 몇몇 RCEP 가입국가들 안에서 시행중인 근시안적 보조금 정책도 우려했다.

  2) 여기서 알 수 있듯, 인도는 네루 정부의 특징인 보호주의로 회귀하려 한다. 심지어 자급경제주의를 취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중요한 질문을 던져 보겠다. 인도는 신속한 경제발전을 위한 기술을 어디서 획득할 수 있는가? 모디는 트럼프와 우정이 있으니 기술은 미국에서 도입하면 되고, 수많은 미국 기업들도 인도에 즉시 유치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바이든에게는 그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다. 게다가 미국은 기술과 시장을 중국에 내어준 과거의 오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3) 해외무역은 경제 변화의 중요한 요소이다. 국제무역은 장기간의 경제발전을 이루어주고 빈곤축소를 가능하게 하며 삶의 질을 고양시켜 준다. 중국, 베트남, 방글라데시가 중요한 본보기다. 인도는 무역 없이도 경제성장과 빈곤축소를 실현할 수 있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소비자들은 경제발전의 중요한 원동력이기에, 인도는 국민들과 외국인들이 자국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그 소비자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앞으로는 어디서 소비자들을 찾을 것인가? RCEP 회원국들의 주문자와 생산자는 그 수가 엄청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인구는 중산층에 속한 이들이 현재 20억2,300만 명에 달한다. 2030년 안에 34억9,200만 명에 이를 것이다. 미래의 소비자들이 어디 있는지 예측하기 어렵지 않다. 2030년 인도의 중산층은 그 숫자가 2020년 중국 중산층의 절반이라고 한다.

  4) 생산기술의 이전을 가져올 외국인 투자가 없다면, 인도는 경제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인구 60% 가량의 하루 수입이 3달러에서 10달러인데, 이 소득수치를 변화시켜야 한다. 중국, 일본, 한국은 RCEP의 핵심 국가이고, 인도는 수입뿐 아니라 수출을 위해서도 이들 국가와 관계해야 한다. 새로운 경제블록에 가입하면, 투자와 기술이전의 큰 혜택을 입을 것이다.

  5) RCEP에 가입하지 않겠다고 결정하면서 인도는 미래의 투자 대상국이 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졌다.

  이들 분석에 의하면, 인도는 투자 우호국이 아니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미래시장이 형성되었지만 인도 스스로 이 광대한 지역협정의 변방에 남기로 결정하여 경제성장의 길을 밟아가지 않겠다고, 모디 정부 편에서 선언한 것과 같다. 이런 점에서 인도 정부의 결정은 역사적 오점이 되어, 인도 아대륙을 관계하기 어려운 나라로 만들 것이라고 한다.

  이들 분석은 현재와 미래의 무역경계 철폐로 말미암아 생산과 또 생산에 필요한 일자리에 관련하여 어떤 문제가 생길지 알아보지 못한 이들의 완고한 판단일 수도 있다. 모디 수상은 중국의 진입을 막기 위해서만 아니라 다른 여러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결정을 내렸을 것이다. 인도 경제는 거대 중국이 주도한 협정에 가입하기 전에 적응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충분히 적응해 가되 몇 가지 사실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현재 인도는 국내수요 확산에 기대어 성장을 꾀하지만, 수출경쟁력은 낙후되었고, 기간산업 부족과 관료주의의 만연으로 기업체들은 과도한 생산가격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을 한 순간에 반전시키지는 못한다. 하지만 신기술을 획득하여 에너지 가격을 낮춘다면 다른 방식으로도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예의 주시할 만하다.

  현 미국 행정부의 대응

  퇴임하는 트럼프의 미국 행정부는 바이든이 인수할 퍼즐판을 거의 다 짜맞추는 중이다.9) 미국무부 문서에 따르면, 베이징은 중화인민공화국을 세계 중심에 놓고 독재정권과 권력자들의 헤게모니 장악에 찬동하는 세계질서의 전면적인 재구축에 몰입하고 있다. 이 문서는 그 제목이 중국의 도전 분야인데, 중국의 목표를 상쇄해 나가기 위한 워싱턴의 대응을 단계적으로 기술한다. 먼저, 세계 최강의 무력 유지이다. 그 다음, 안보동맹들과 맺는 협력관계의 발전이다. 셋째,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수립된 입헌 국가들을 근간으로 하는 자유적이고 개방적인 세계질서 강화이다. 이는 곧, 동맹체계를 회복하고 강화하면서 중국이 촉발한 도전을 미국 시민들이 의식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예상대로 베이징의 반응은 단호했다. 중국 외무성의 일일보도 자료에서 자오 리젠 대변인은 이 문서를 언급하며 미국무부 내부의 냉전 시대적 발상에서 작성된 반중국적 음해라고 비난했다. 갈등은 이처럼 매우 격렬한 양상을 보인다.

  몇몇 생각거리

  유럽 기업의 관점에서 RCEP은, 선진 제조 산업국가 중국, 일본, 한국 간의 동아시아 광대한 지역을 포괄하는 자유무역협정이라고 우선적으로 이해된다. 2019년 이 세 국가는 53억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는데, 미국과 유럽연합의 부가가치 합산보다 10억이 더 많은 수치이다. 세계은행은 10년 내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내총생산이 유럽과 미국에 비해 두 세배 증가한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제 이 협정의 몇 가지 특징을 알아보겠다. 협정의 내용은 기본적으로 RCEP 15개 서명국들이 예전에 체결한 수많은 통상조약 상의 규정들을 조화시킨 것이다. 지역의 여러 가치사슬을 통합하기 위해 기존의 공통적이고 단순한 규약들을 확정지운 것이다.

  RCEP의 적용 기간은 20년으로 정해졌는데, 통상적인 협정에 비하면 장기적이다. 관세정책과 다른 규정들을 통해 교역이 활성화되고 지역통합이 가속화 될 것이다. 서비스분야의 자유 거래는 그 규모가 크지 않아 몇몇 선택 분야에서만 혜택이 생기겠지만,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다. 금융, 5G 신기술 설비와 인터넷을 통한 교육 등의 서비스는 미래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이고, 이에 대한 국제 표준, 모든 이에게 적용되는 규정도 확정되어야 한다. 환경규범과 노동규범은 유럽연합과 미국이 참여하는 협상에서는 항상 부각되지만, RCEP에서는 아직 뚜렷이 제시되지 않고 있다.

  유럽연합은 RCEP 가입국들에 대한 수출이 감소될지 심히 우려하는 중이다. 경제학자들이 무역전환 현상이라고 일컫는 대로, 개별 서명국들은 선택적 배제의 권한을 얻게 된다. 유럽연합의 대중국 수출은 주로 기계설비와 기타 제조품으로 이루어지는데, 중국시장에서 이들 제품은 일본산과 한국산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몇몇 기업들은 큰 손실을 입을지 모른다. 독일의 고부가가치 생산기업들도 일본의 경쟁업체들로부터 강력한 견제를 받을 것이다. RCEP 국가의 중간생산재를 수입하는 소비자들과 다수의 기업체들은 가격하락의 실익을 얻으면서, 지역 내 가치사슬의 실효성을 체감으로 보여줄 것이다. RCEP 국가들에 수출하는 업체들은 이 지역의 수입증가로 인해 이익을 볼 것이다.

  RCEP 협정은 국제적 가치사슬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 했던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실패를 매우 현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한국, 일본은 중국의 지역 내 영향력 확장을 깊이 우려하는, 미국의 동맹국이다. 그런데 이들 국가들이 RCEP에 가입한 것이다. 중국과 맺는 경제적 결속관계의 파괴를 원하지도 않고, 그렇게 할 수도 없다고 보여준 셈이다. 사실상 결속력이 강화된 상황이다. 중국의 인접 국가들은 현재 중국 제조업 분야의 규모가 미국보다 두 배 가량 크고, 이도 부족한 듯 거의 두 배 속도로 성장하는 현실을 모른 척 할 수가 없다.

  트럼프 행정부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한 후, 일본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의 중심국이 되었다. 몇몇 RCEP 가입국들도 이 협정에 참가하고, 캐나다, 멕시코, 라틴 아메리카의 여러 경제권도 참여한다. 중국 역시 CPTPP에 가입하려 했지만, 가입조건으로 요구되는 개혁안이 RCEP에 비해 현재로는 너무 많기 때문에 아직 참여하지 않은 상태다.

  무역 카드를 효과적으로 활용한 나라는 일본이다. 눈여겨 볼만하다. 일본은 미국과 소규모 통상조약을 체결하고, 또 유럽연합과 미국 편에 가담하여 산업원조와 국영기업의 교역 등에 관해 중국을 겨냥하여 세계무역구조의 개혁을 요청한 후 RCEP에 가입한 것이었다.

  일본은 2010년 말 세계 제2의 경제 순위를 내주었고, 그 때까지 제3 위였던 중국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될 분명한 사실이다. 일본과 중국은 상대를 필요로 하는 성장의 무역관계에 놓여 있다. 일본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거대 내수시장, 또 작금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필요하다. 중국은 일본 기업의 자본과 기술, 노하우가 필요하다. 일본은 중국에게서 많은 것을 얻는 중이다. 양국 관계는 과거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이 두 강대국은 상호적인 필요 때문에 더욱 견고한 경제적 통합을 이룰 것이다. RCEP은 이런 역동성을 계발하고 촉진하고 있다.

  새로 선출된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강경한 노선을 취한다고 했으나, 아직 무슨 의미인지, 어떤 전략으로 아시아를 상대할지 분명하지 않다. 미국은 RCEP의 태동에 대응하여 변형된 CPTPP의 형태로 TPP를 되살릴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무역, 기술, 인력이동, 외교, 군사 등 모든 영역에서 중국과 충돌했지만, 바이든은 어떤 식으로든 직접적 충돌을 꾀하진 않을 것이다. 최근의 무역 및 투자 관련 자료와 RCEP 협정이 제시하듯, 그런 접근 방법은 통할 수 없다.

  미국이 중국과 단절한다면, 기후위기를 대면하고, 또 다국적 기구들 안에서 미국의 지위를 회복하려는 바이든의 의도가 실현되기 어려워진다. 사실, 바이든은 윌밍턴 (델라웨어주) 기자회견에서10) 15개국이 체결한 아시아 위주의 RCEP에 미국이 가입할 것인지 질문을 받았는데, 그는 아직 직무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의 무역정치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대답했다. 우리는 세계경제의 25%를 담당하고 있으며, 또 다른 25%를 차지하는 여타의 민주국가들과 연합해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가 주도해서 미래의 규정을 확립할 수 있고, 중국이나 여타 다른 나라가 우리를 좌지우지 하지 못할 것입니다.

  최근 헨리 키신저는 이 두 강대국의 반목이 위험수위에 도달했고, 중국과 미국 사이 경쟁과 적대감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강조했다. 이 적대감 때문에 조만간 아시아에 의도하지 않은 전쟁이 발발할지 모른다고 했다. 과도한 경고인가? 그럴 수도 있지만, 분명 바이든과 시진핑은 첨예한 문제를 안고 있다.

  결론을 대신하여 네 가지 물음을 던지겠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리더십을 상실했는가? 베이징은 워싱턴이 물러난 그만큼 세계무역의 주역이 되었는가? RCEP은 중국과 일본,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놓을 것인가? 어떤 사회적 모델을 찾을 수 있는가?

  앞으로 다가올 미래가 어떠할지 우리는 점차 조금씩 알게 될 것이다. 모든 이를 위한 평화와 정의, 발전의 미래가 열리기를 바라는 바이다.*


1) La Civilt Cattolica 2020 IV 570-582 | 4092 (2020년12월19일/2021년1월2일)
2)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안마, 싱가포르, 태국과 베트남으로 구성된다.
3) CPTPP는 2016년 2월4일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체결된 환태평양 국가들의 다자간 자유무역 협상이다. 그 목적은 통상무역의 문턱을 낮추고 지적 재산권의 공동규범을 설정하고, 노동권과 환경권을 더욱 강화하여 보장하며, 논쟁 중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2017년 1월23일 미국이 완전히 탈퇴한다고 밝히기 전까지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Partnership, TPP)이라고 불렸다. 현재 참가 국가는 오스트레일리아,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이다.
4) World’s biggest trade pact signed, ‘victory of multilateralism, free trade’, in Xinhua (www.xinhuanet.com/english/2020-11/15/c_139518184.htm), 2020년11월15일.
5) Cfr F. Chen, Chinese media says RCEP realizes Xi’s ‘Asia dream’, in Asia Times (asiatimes.com/2020/22/chinese-media-says-rcep-relaizes-xis-asia-dream), 2020년11월16일.
6) Cfr A. Garca-Herrero, China-EU economic relations in the area of US-China economic competition, in www.bruegel.org/2020/11/china-eu-economic-relations-in-the-era-of-us-china-economic-competition.
7) Cfr S. Sharma, India has good reason to reject the Rcep, in Asia Times, 2020년11월15일.
8) Cfr B. Bhurtel, By opting out of Rcep, India missed another bus, ivi.
9) Cfr M. Vidal Liy, China mueve fichas a la espera de la llegada de Biden a la Casa Blanca, in El Pas, 2020년11월20일.
10) Cfr D. Lawder, The new Sino-US order: Biden says Washington allies need to set global trade rules to counter China’s influence, in Asia Times Financial, 2020년11월17일.